반응형

줄거리

'정원'은 조용한 시골 동네에서 작은 사진관을 운영하며 늙은 아버지를 모시며 살고 있는 노총각입니다. '다림'은 공공기관에 소속되어 있는 주차 단속 요원으로 근무하는 인물입니다. '다림'은 주차 단속 업무를 하며 찍은 사진들을 인화하기 위해 '정원'의 사진관에 드나들게 됩니다. 항상 방문할 때마다 '다림'에게 환하게 웃어주며 반겨주는 '정원'. '다림'은 항상 자신에게 웃어주는 '정원'에 대해 호기심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정원'은 '다림'의 발랄한 모습이 어쩐지 여동생 같이 귀엽다고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어느 날 '정원'은 병원에서 암 진단을 받으며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게 됩니다. 
 
'정원'과 '다림'은 서로의 일상에 나타나 조금씩 서로에게 호감이 갖습니다. 두 사람은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나기도 하고, 더운 여름날에 아이스크림을 같이 먹기도 하며, 어느 날에는 놀이공원 데이트를 하기도 합니다. 서로에게 본격적인 연인 관계를 선언한 것은 아니지만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연인처럼 설레고 풋풋한 장면들이 연출되기도 합니다.
 
'정원'은 시한부 인생을 받는다고 해서 자신의 일상은 크게 달라질 것 없이 평범하게 지냅니다. 다만 이제 '정원'이 세상을 떠나면 혼자 남을 아버지에게 TV 리모컨을 조작하는 법을 알려주는 등의 사소한 일들을 알려주고, 친구들과 같이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는 등 세상을 떠날 준비를 하게 됩니다. 쉬운 일인데도 불구하고 좀처럼 쉽게 배우지 못하는 아버지를 보며 '정원'은 답답함에 아버지에게 화를 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픈 '정원'은 어느 날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며 사진관에도 나오지 못하게 됩니다. 이 사실을 모르는 '다림'은 왜 갑자기 '정원'이 사라졌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다시 돌아온 '정원'은 끝내 '다림'에게 자신이 병을 앓고 있음을 이야기해 주지 않습니다. 기다리는 듯, 기다리지 않는 듯, '정원'은 '다림'이 사진관에게 찾아오기를 기다리지만 '다림'은 다른 지역으로 직장을 옮겼는지 그녀도 사라지고 말아 버립니다.
 
서서히 자신의 죽음을 기다리며 담담하지만 서글픈 표정으로 자신의 영정 사진을 찍는 '정원'. 영정 사진이 찍히는 순간을 기점으로 영정사진은 서서히 컬러 화면에서 흑백 화면으로 전환되며 '정원'이 죽었음을 암시합니다. 그 이후 '다림'은 다시 '정원'이 운영하던 사진관에 찾아와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정원'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8월의 크리스마스' 영화는 끝이 납니다.
 

감상평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는 영화배우 한석규, 심은하 주연으로 1998년 1월 24일에 개봉한 영화입니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20년이 지난 영화이지만 지금도 이 영화는 한국의 아름답고 슬픈 영화로 사람들에게 언급되고 있습니다. 
남녀 주인공의 열렬하고 뜨거운 사랑이야기가 아니라, 사랑이라고 번듯하게 이야기할 수 없는 잔잔한 애정의 감정을 이야기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원'과 '다림'의 서로 호감을 느끼는 장면이나 설레는 두 주인공의 데이트 장면도 나왔지만, 인상 깊었던 것은 '정원'이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정원'은 언제나 사람들에게 인자한 모습으로 대하다가도, 문득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닥쳐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사람들에게 안타깝게 비쳤을 것입니다. '정원'이 없으면 쉬운 집안일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버지에 대한 불쌍한 연민도 관람객들의 가슴에 먹먹한 감정이 들게 합니다. 특히나 '정원'이 스스로 자신의 영정사진을 찍으며 죽음을 준비하는 모습은 관람객들에게 자신이 만약 주인공이라면 어떤 감정으로 임했을지 상상해 보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해피엔딩이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서로 왜 헤어졌는지 알 수 없어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로 볼 수도 있다고 봅니다. 서로의 추억 속에 아름답지만 아픈 사랑의 기억으로 기억될 두 사람. 
 
단순한 로맨스 영화가 아니라,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까지 해보게 만드는 영화.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는 영화는 아니지만, 사람들의 가슴에 잔잔히 여운을 줄 수 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사람들에게 유명한 영화로 전해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반응형